디자이너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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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KCC 파머스 마켓에서 맞은 아침디자이너의 여행/하와이 2013. 6. 27. 08:12
KCC는 Kapiolani Community College 의 약자로, 이 곳에서 아침부터 주말 장이 열린다.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자신만만하게 diamond head쪽으로 가는 22번 버스를 탔지만 왠걸, 버스를 가득 채운 엄청난 인파가 모두 KCC 마켓으로 가는 사람들이었다. 흑흑. 나는 뉴욕과 파리에서 그랬듯이, 현지인들이 직접 재배한 작물과 홈메이드 음식을 맛보기를 기대하면서 KCC에 도착했다. 그런데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80%가 일본인인 이 파머스 마켓은 마치... 일본 파머스 마켓에 외국인 몇명이 참가한 듯한 비주얼이었다. 가게 메뉴가 일어로 써있는 곳도 있고, 대기번호표도 일본말로 불러주는데, 내가 일본어를 몰랐다면 당황했을 것 같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잡지를 손에 둘둘 말고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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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의 전통음식, 헬레나스 Helena's디자이너의 여행/하와이 2013. 6. 26. 21:30
*** Hawaiian Food를 맛보고 싶었다.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가정식을 먹는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대체로 소박하고 값이 비싸지 않으며, 맛도 좋다. 하와이엔 어떤 가정식이 있을지 궁금함을 참지 못해서, 와이키키에서 멀찍이 떨어진 오하우의 서쪽으로 향했다. '정말 이런 곳에 유명한 식당이 있단 말인가? 이거 길 잘못 든거 아닌가?' 하고 자문을 거듭할 수 밖에 없는 황량한 도로변에 헬레나스Helena's식당이 있었다. 이래뵈도 1946년부터 문을 열었다고. 비주얼이 정말 그래보였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2시 반경. 헬레나스 문앞에는 아직도 두 팀 정도가 기다리고 있었다. 가게 안을 훔쳐보니 모두 현지인들 뿐. 나는 위산이 언제쯤 역류할까 초초해 했지만 헬레나스의 고갱님들은 느긋하게 식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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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 생애 처음으로 하와이에서 쿠알로아렌치 ATV 타다디자이너의 여행/하와이 2013. 6. 24. 22:15
K.U.A.L.O.A. R.A.N.C.H. 나는 사실 워터 액티비티에 관심이 없다. 나같은 사람은 워터 액티비티가 발달한 하와이에 놀러왔을때 할게 많지 않아 슬프다. 회사에서 하와이에서 할 액티비티를 고르라고 하길래 심각하게 고민했다. 걔중에는 'ATV나 승마는 제주도에서 하면 되고, 스노우쿨링은 태국가서 해도 됨요~'하며 쇼핑 액티비티만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구글링을 해보니 같은 액티비티라도 하와이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길래, 그 중 땅에 꼭 붙어서 할 수 있는 ATV를 하기로 했다. 쉐라톤 호텔이서 미리 예약해둔 셔틀을 타고 모두 쿠알로아렌치로 출발했다. 한시간 조금 넘게 오하우의 북쪽으로 올라가면 쿠알로아 렌치가 있다. 동료들은 오랜 비행으로 인한 피로와 IT계 특유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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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여행을 시작하며...(프롤로그/체크뽀인트)디자이너의 여행/하와이 2013. 6. 23. 16:28
하와이 여행은 갑작스럽게 결정되었다. 회사 워크샵을 하와이에서 3일간 치르고, 4일을 더 연장해서 총 일주일간 오하우에 머무를 계획을 짰다. 평소 하와이에는 아무런 생각도, 로망도 없던 나는 황망하게 일주일 전부터 하와이 여행을 준비했다. 회사를 다니기 전에는 여행지에 있는 것보다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이 더 행복했었다. 직장인이 되니 여행준비가 꽤 번거로운 일로 느껴져서 깜짝 놀랐다. 가이드 한권 달랑, 혹은 로밍폰 하나 달랑 가지고 다니는 직장인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 한편, 여행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나머지 초초함에 시달렸다. 하와이로 떠나기 전날밤, 나는 급한 마음에 하와이언 레시피(원제/호노카아 보이)란 영화를 틀었다. 왜인지는 몰라도, 하와이에 대한 정보 보다 몇시간 후 마주할 여행지에 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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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의 구엘저택에 우연히 들르다디자이너의 여행/스페인 2012. 8. 19. 15:42
Palau Güell 구엘저택을 일부러 찾아가려고 하지 않았는데, 길을 걷다가 사람들이 줄서있는 곳을 따라가다보니 구엘저택이었다. 요 세계문화유산이 평범한 골목에 있을지 누가 알았나! 줄을 서며 이 맨션의 주위를 둘러보니 주변이 예사롭지 않았다. 가우디 식료품, 가우디 악세사리, 가우디 슈퍼...저택의 이름은 구엘이지만 구엘보다 더 유명한 '가우디'의 존재를 이 간판들이 알려주고 있었다. 구엘은 가우디의 후원자이자 스승이라는데, 구엘과 그의 후손들이 살았던 저택은 가우디의 기기묘묘한 취향이 잘 맞았나보다. 3년간 가우디가 열심히 지어준 호화맨션의 현관문은 구불구불한 쇠창살의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안쪽으로 들어오는 빛이 전부일 정도로 저택 안은 꽤 어두컴컴했다. 관광객들에게 오픈된지 얼마 안되서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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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공포체험 - 프랑스 카타콤베에 입장 가능한 사람은?디자이너의 여행/파리 2012. 8. 9. 08:52
나는 아침일찍 카타콤베로 향했다. 나름 일찍 갔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10시가 넘은 후라 카타콤베 주위에는 이미 긴 줄이 형성되어 있었다. 남의 머리뼈를 보겠다고 줄 선 사람들이 이렇게 많단 말이지...? 카타콤베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가? 해골을 좋아한다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나처럼 ㅋㅋ 괴상망측한 취향의 고스족들이 올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나름 평범한 관광객과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 좀 의외였다. 참고로 나는 고스족이 아니다. 앞서 있던 사람들이 프랑스 사람들의 주식으로 보이는 '바게트에 햄만 달랑 끼워넣은 샌드위치'를 먹자, 뒤에 있는 우리도 참을 수 없는 식욕이 몰려와 빵을 사다 먹기 시작했고, 우리 뒤에 사람들도 슬그머니 비닐봉지에서 빵을 꺼냈다. 서서 먹는 릴레이 점심식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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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정석!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서 무밍만나기디자이너의 여행/스페인 2012. 8. 7. 08:44
내가 정말 핀란드에 와있단 말입니까? 우허허허..일부분이나마 북유럽의 정취를 느낄수 있는 헬싱키 공항에 도착하다니, 나는 감격에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헬싱키 공항에는 어릴적에 봤던 무밍이 잔뜩 그려진 무밍숍, 꽃무늬가 큼직하게 그려진 생활용품숍인 마리메코(Marimekko)도 자리하고 있으며, 북유럽에서만 맛볼 수 있는 온갖 식료품들과 편의점으로 빼곡히 들어서 있어 1분 1초가 아쉬울 지경이었다. 경유가 이렇게 즐겁기는 처음이다. 1. Moomin shop2. Marimekko3. Finland grocery store 1. Moomin shop무밍숍은 이미 일본 관광객으로 들끓고 있었다. 흑흑..일본인들은 북유럽을 정말 좋아한다. 구지 핀란드까지 가서 시나몬롤을 말고있는걸 영화로 만든 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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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낭만적인 인형극보기디자이너의 여행/파리 2012. 7. 24. 08:55
키덜트적인 취향이라고도 할수있겠지만 나는 파리에서 인형가게를 들락거리다보니 '인형극'이 보고싶어졌다. 파리 시내에서 주말 인형극을 하는 곳은 두군데, 뤽상부르공원 인형극장과 샹드마르스 인형극장이다. 나는 뤽상부르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3시쯤부터 인형극장 주변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인형극장 주변은 온통 어린이들뿐이라 왠지 내가 훌쩍 커버렸지만 아이들세계에 미련을 못버린 마이클잭슨이 된 기분이었다ㅜㅜ 기다리기 지루하여 사먹은 아이스크림이 위에서 소화될 때쯤, 그러니까 3시 40분쯤, 극장 현관에 붙은 시간표에는 3시 45분부터 표를 끊는다고 써있지만 마치 오늘은 절대 인형극을 안할듯이 문이 굳게 잠겨있었고 티켓부스에는 먼지만 나뒹굴었다. '이런..다른 주말 일정을 포기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티켓언니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