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리조와 아기의 이야기/임신은 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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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임산부와 노약자석아오리조와 아기의 이야기/임신은 대수입니다 2014. 5. 10. 21:52
임신하기 전에는 결코 몰랐어요. 대중교통수단 내에서 임산부들이 느꼈을 이런 불편한 심경들. 서 있기도 힘든 만삭때는 지하철 엘레베이터와 노약자석을 이용해야 했는데노약자석에 앉아서 갈때마다 불편한 이 기분은 뭔지... 분명 노약자석도 임산부도 앉을수 있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구지 일반석 두 칸이 임산부전용석으로 만들어진다는건그 동안 임산부는 노약자로서의 사회적인 배려를 못받고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한 것 같아요. 제가 타는 신분당선은 만원 지하철이 아니라서 노약자석이 거의 비어있었지만 2호선같이 사람 많은 노선에서는 일반석은 커녕 노약자석도 꽉꽉 차 있어서 양보받는 것은 불가능했고,나온 배를 확인하려는 눈길들과 저 또한 겨울 코트에 가려 배가 보이지 않는건 아닐까, 항상 신경써야 했던 시간들이 괜히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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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만삭이라 슬플때아오리조와 아기의 이야기/임신은 대수입니다 2014. 2. 26. 08:30
임신 25주까지도 배가 그렇게 나왔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는데, 임신 30주 부터는 숨도 잘 못쉴 정도로 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만삭이 되고, 혼자 걷다가 신발끈이 풀어졌는데 손이 닿지 않는걸 느낄 때 그 황망함이란! 회사에서 일할 때는 키보드와 타블렛을 같이 쓰다보니 책상 저편에 있는 키보드가 왜이리 멀게 느껴지던지요. 아침에 일어날 때는 굴러서 일어나는게 일상이 되었고, 펭귄같이 걷는 자세부터 조금만 걸어도 헐떡이는 것까지...부른 배 때문에 바뀐게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10개월동안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불편들이지만 뱃속의 아기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참을 수 있는것 같아요.그래도 임신 전에 입던 청바지나 허리 잘록하게 들어간 원피스를 볼 때면 쬐끔 슬퍼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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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만삭사진찍기아오리조와 아기의 이야기/임신은 대수입니다 2014. 2. 22. 16:45
언제부턴가 만삭사진 찍는게 유행이 되었어요. 임신 초반때는 '뭘 그런걸 찍지?' 라고 생각했는데, 힘들고 긴 임신기간 중에 이벤트이기도 하고, 언제 또 이런 D라인 몸매를 할까 싶어서 사진으로 남기기로 마음먹었어요. 아기 100일 사진을 찍는 것이 비싸기 때문에, 패키지를 예약하면 만삭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기도 하고, 워낙 스튜디오 경쟁이 심하다 보니 무료 만삭사진을 체험식으로 찍어주기도 하더라구요. 저는 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는게 후회가 없을 것 같아서 유료로 스튜디오 숲 역삼점이란 곳을 예약했어요. 그런데 정말 실망. 스튜디오 숲 자체는 예뻤지만, 찍기 시작할때부터 이 사진기사분, 줄곧 '어색해요 어머님~'을 외치시는데결혼식 사진도 찍어보고, 개인적으로 프로필 사진도 찍어봤지만, 매일 사진촬영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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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임산부도 예쁘고 싶다아오리조와 아기의 이야기/임신은 대수입니다 2014. 2. 21. 09:02
임신 후에는 가슴이 커진다길래(!) 좋아했지만 배가 더 나온 탓에 티도 나지 않고무슨 옷이 입어도 옷 태가 나지 않아 임신 초반엔 무척 슬펐어요. 막달이 되니 편한 옷 몇개로 돌려입으며 출근하는 제 모습ㅎㅎ임산부 스타킹과 레깅스, 펑퍼짐한 옷을 입을 때마다출산 후 꽃무늬, 팔랑팔랑하고 허리 죄는 예쁜 옷 입어야지! 하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임부복 쇼핑몰이 따로 있다는 것도 임신하고 처음 안 사실이에요. 모델들은 어쩜 그렇게 배만 나오고 (가짜배 겠지요?)날씬한지, "비현실적이야!"라고 생각하면서도...저도 모르게 구매 버튼을 누르고 있더군요만삭 연예인들은 6-7kg밖에 찌지 않는다니, 만삭이 되어 그 두배가 찐 저는 출산 후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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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임산부와 대화하는 법아오리조와 아기의 이야기/임신은 대수입니다 2014. 2. 20. 09:02
수년간 개발자분과 일해왔지만 개발자분들은 참 특이한거 같아요. 물론 그분들도 디자이너를 신기해하시죠. 서로 다른 종족이기 때문에, 특성을 잘 이해하면서 업무하면 재밌을 때가 많아요. 개발자분들은 인간보다 기계에 더 관심이 많은 특징이 있는데, 제가 다른 인간들과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니 자기도 모르게 시선이 가나봐요. 제 배에 시선고정! 하고 저랑 대화하는 걸 볼 때마다 속으로 막 웃었지요. '어이...지금 누구랑 얘기하는거야..?' 이러면서.얼마나 신기하면 저럴까 싶습니다. 사실 저 자신도 제 배가 신기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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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라마즈 분만교실에 가다아오리조와 아기의 이야기/임신은 대수입니다 2014. 2. 19. 15:04
직장 다니느라, 산모교실같은거 하나도 못가고 만삭이 되어서야 병원에서 유료로 하는 라마즈 분만교실에 등록했다. 3번에 걸쳐 매주 황금같은 휴일에 하는 요 수업을 지금까지 2번을 들었는데, 하아...십만원이라는 돈이 아까울정도. 인터넷에 후기도 거의 없어서 담당 의사한테 물어보고 등록한 것인데, 의사는 대뜸 "들으면 너무~좋죠~정말 도움되어요." 라고. 막상 듣고 보니 2시간 동안의 커리큘럼이 너무 부실하다. 비교적 최근에 찍은 BBC 분만 동영상도 인터넷에 널려있건만 너무 오래되어서 음질조차 흔들리는 80년대 분만 동영상을 보고 있자니 힘들었다. 수업실은 찜질방이었던 곳이라 더운 바닥에 앉아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그것도 곤욕. 라마즈 호흡법은 말 그대로 잘 숨쉬는 법이었고 실제 진통시에 거의 못쓸것 같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