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인천공항으로 가서 지원자들 일행을 찾았지만, 수속을 늦게 한 나머지 달랑 혼자 남아 갖고 온 인형이랑 놀고 있었다. 헨드폰이 없어서인지, 홀가분한 느낌으로 공항 내에 흐르는 장윤정의 짠짠짠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그 동안의 내 생활은 학교-알바-학원-집의 반복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장래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지 못했다. 게다가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낯선 곳에서의 단체 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줄곧 생각해보았다. 답을 찾기위한  출발선을 지났음이 분명했다. 나는 얼떨떨한 상태로 나리타 공항에서 짐을 질질 끌고 있었다.

밤늦은 비행스케쥴이라, 승객들는 도쿄 나리타 공항 옆 나리타 닛코 호텔에 하룻밤 묵게 되어있었다. 나는 물론 이걸 사전에 알고 있었고 밤 7시쯤 도착하면 밥먹고 전철로 오다이바에 놀러가리라! 크하하핫!!! 하고 프리즌 브레이크보다 치밀한 계획을 세웠는데, 리무진버스가 호텔에 날 떨궈놓은 시각은 밤 10시 였다. 나는 주린 배를 부여잡고 일단 살기위해 배를 채워야 했다. 룸서비스같이 고귀한 서비스는 내 주제에 시킬 수 없었기에 일단 호텔 밖으로 나왔다. 호텔 주위는 인간의 육안으론 뭐가 뭔지 식별이 불가능할만큼 깜깜했다. 주위에는 편의점 불빛과 아우토반을 방불케 하는 차들만 다닐 뿐이어서, 차에 치이지 않고 조용히 호텔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행이었다. 난 지하철 역이라도 찾아볼까 하는 심정으로 도로를 따라 걸어봤지만 가도가도 도로밖에는 없었다. 그냥 편의점으로 들어가 잔뜩 간식을 사가지고 나오니까 옆에 갑자기 땅속에서 솟아오른 것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은 라면집이 있었다. 편의점 들어갈 땐 보이지 않더니, 잔뜩 사고나니까 보이는 이 현상은....ㅠ (아마도 너무 배고파서 일지도) 중국인들이 쏼라쏼라 거리면서 배를 두드리며 나오는게 꽤 맛있어보여서 나도 모르게 라면집으로 향했다.



간만에 먹은 소유 라면(680엔)은 무척 맛있었다. 다른 식당은 찾아볼 수 없는 횡한 이 곳에서 이 집은 독점이나 마찬가지라서, 사람이 무척 많았고 서비스도 형식적이었다. 하지만 어떠랴~ 기대하지도 않은 따끈한 라면을 먹었으니 행복했다. 난 호텔방으로 돌아와 사온 녹차양갱과 요구르트를 한입에 삼키고, 꺼끌꺼끌하기 그지없어 매우 신경에 거슬리는 잠옷으로 갈아입고 티비를 틀었다. 킨키키즈의 쯔요시가 다른 패널들이랑 해괴한 오니기리를 만들고 있었다. 딸기넣은 오니기리를 먹어야 하는 일본 연예인들도 참 힘들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21시간정도의 비행이 끝난 후 나의 발이 밟은 땅은 그 유명한 아메리카였다.
그것도 뉴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