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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면, 되도록 벼룩시장에 들리는 습관이 생겼다. 안되면 농산물을 주로 파는 파머스 마켓이나 그냥 '시장'에라도 가본다. 이런 곳에 가면, 뭘 주로 입고, 집에다가 어떤 장식을 하고 사는지, 혹은 뭘 먹고 사는지 등을 살짝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지 상점보다 후덕한 인심과 싼 가격의 상품들은 덤! 우리나라의 몇몇 큰 벼룩시장도 자주 다니는데, 어디든 그 지역의 특징을 담고 있어서, 벼룩시장을 구경하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다.
LA에도 벼룩시장이 많지만 그중에서 고른 벼룩시장은 바로
Melrose Trading Post. 이 벼룩시장은 헐리우드 스타들이나 LA 디자이너들, 혹은 hipsters(독립적, 진보적, 비주류적인 20-30대 젊은이들)이 주말에 보물찾기를 하러 들려주는 곳이라고 한다. 패션의 거리, 멜로즈 길 끝에 위치한 이곳, 과연 LA의 벼룩시장은어떤 느낌일까 무척 궁금했다.
주소: Fairfax High School 7850 Melrose Ave, LA, CA.
전체 시장은 야자수와 철조망으로 둘러져 있는데, 형형색색의 풍선으로 장식되어 있는 입구는 앳된 학생들이 지키고 있다. 2달러를 내면 통과하는 사람들의 손목에 파란 별도장을 찍어줘서, 시장을 나갔다가 오후에 다시 돌아와도 상관없다. 이 돈은 주변 학교의 장학금으로 기부된다고 하니 도장도 귀엽고, 좋은 일도 한 것 같아 입장하면서 부터 기분이 업!
보물찾기가 시작되었다. 원주민이 만든 듯한 목조 인테리어 장식들부터 말린 거북이 등 껍데기까지 별의별 것이 다 있다. 주로 패션 악세사리와 옷이 전체 60%를 차지하는 듯 했는데 악세사리도 직접 만든 것 부터 루이비통 짝퉁까지 다양하다. 100년전에 생산된 병뚜껑들을 가공해서 목걸이를 만드는 사람도 있고, 공주 코스프레(?)를 원하는 사람을 위한 레이스 하늘하늘 거리는 옷도 있다. 이 곳에서 레알 득템을 하려면 자신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으면 좋고, 이미 가지고 있는 자신의 물품들과도 매치할 줄도 알면 금상첨화다. 또한 명품을 사고 싶다면 짝퉁을 구별할 수 있는 날카로운 감별력이 필수! 이 벼룩시장의 평은 대체로 볼 것이 많은데 벼룩시장 치고 약간 비싸다는 얘기가 많다.
벼룩시장을 돌아다니는 켈리포니아 그얼-들을 힐끔힐끔 보니 대게 호리호리하고 까무잡잡하다. 이곳에서 산 듯한 옷들을 이리저리 매치해서 입고 다니는 느낌이다. 거침없는 장식들과 대담한 색상들이 매우 개성있어 보였다. 이들의 패션을 참고하면서, 몇가지 옷을 샀다. 깃털 악세사리와 원피스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인테리어 제품은 가지고 갈 엄두가 나지 않아 패스..두 시간여 가량 구경을 하니 거진 다 볼 수 있었다. 벼룩시장 밖 멜로즈 거리에도 엄청난 패션숍들이 있으니 하루만에 다 못 볼 듯?벼룩시장 중간에는 점심 때 몇 가지 스낵을 파는 카트들이 펼쳐지며, 이곳에서 주말을 즐겁게 보내려면 물과 선글라스는 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