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엔 간이 샤워장이 있다. 물을 어디서 끌어오는지 모르겠지만 냉/온수가 풍부하게 나와서 좋았다. 여러 샤워기가 달려있는 중심 축을 중심으로 커튼으로 칸칸히 나뉘어 있는 형태였다. 맥주병인 나는 그날도 남들 다 유려하게 수영할 때 물장구를 살짝 치다가 일찌감치 나왔다. 그리곤 샤워를 하러 때수건♥을 들고 샤워장으로 향했다. 이미 몇 명이 샤워를 하고 있었다. 난 사람이 있는게 마음이 놓였기 때문에 주섬주섬 수영복을 벗으며 누가 벌써 샤워장에 와 있나 발밑을 보았다. (나 변태 아님)

다들 종아리가 무척 털이 북실북실하니....여성의 그것이 아니었다.
귀를 기울여보니 목소리도 걸걸한게....알렉스와 블레이크 등등이었다.

앗-ㅁ-
?
왜! 남자들이 들어와있는가! 나는 흠흠~헛기침을 하자 그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나도 같이 당황하여 수영복을 다시 입고 커튼으로 몸을 돌돌 말고 숨을 죽였다. 난 나가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고 그들은 샤워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더니 다들 부리나케 달아났다. 나는 다들 나갔나 확인하려다가 본의아니게 팬티도 못입고 달아나는 블레이크의 뒷태를 보고말았다. ㅠㅠ아악! 미안해 EB! (블레이크는 EB의 남친) 그러면서 '미국은 샤워장을 남여 공용으로 쓰나? 아무리 개방적인 미국이라지만 이럴순 없는데...' 하며 의아했다.


샤워를 마치고 난 케이티한테 이 사실에 대해 물어봤다. 그러자 케이티가 눈을 부릅뜨고 나에게
"뭐얏! 샤워장 밖에 남색화살표가 위로 되어 있으면 남자들이 쓰고있다는 건데 그걸 모르고 들어갔단 말이야?"
하고 소리쳤다. 흑흑..난 전혀 몰랐다. 그런 화살표는 장식인줄 알았다. 그들에게 무척 미안했지만 지금에 와서 사과하자니 서로 더 비참해질것 같았다. 어차피 여기 남자애들은 팬티 하나만 입고 다니니까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해보았다. 바지를 입어도 팬티가 보이게 바지를 반이나 내리고 다닌다. 그게 유행인가...암튼 당혹스런 샤워장에서의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