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필리핀사람들인듯..


한국을 떠나온지 일주일이 될 무렵이었다. EB가 다같이 놀러가자고 했다. 중형차에 10명 겹쳐타기를 시도했는데 이런짓은 미국에서도 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LA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영화배우 같이 생긴 벤의 무릎에 살포시 앉아 그를 내 엉덩이 뼈로 고문하고 있었다. 나야 흐믓하지만 문제는 내 위에 누군가가 또 앉았다는 점이다ㅠ

차창밖으로 정크의 제왕 맥도날드가 보인다


우리를 겹겹이 태운 차는 frankfort 고등학교 운동장에 도착했고 우리는 신나게 소프트볼을 했다. 크고 물렁한 볼을 배트로 치는 소프트볼은 사실 처음 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발야구랑 비슷해서 금방 규칙을 터득할 수 있었다. 그나마 운동신경이 좋은 나는 브라이언과 한팀이 되어 연속 득점! '역시 백마디 말보다 체육 한방으로 친해지는걸!' 이라고 생각했다.

알렉스와 케이티, 에릭과


미국의 대형마트 target에 들렸다


생전 처음보는 날 꺼리낌없이 대해주는게 마냥 신기했다. 알렉스는 포이즌 아이비♪라는 독있는 식물을 가르쳐준다면서 직접 안내해주고, 브라이언은 내가 한국요리를 해주면 박수를 치면서 맛있어한다. 가끔 미국인들이 "I want 김밥 with 고추장"을 한국말로 따라하는 걸 보면 기분이 묘하다. 다들 고마웠다. 근데 "너 스파게티라는거 알어?" 라고 묻지는 말았으면 했다. 나 원시인 아니거등!

문제는, 지나치게 살갑게 대해줄때도 있는데, 그 반대일때도 많아서 종잡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모두 애인이 있는 이 녀석들은  매너가 몸에 배어있는 것 같으면서도, 애인사이가 아니라도 오해받을만한 스킨쉽을 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그래서 자기 지역에 여친이 있으면서 캠프와서 여러 여자한테 집적대는 남자애들도 있었다. 물론 그것은 미드 가쉽걸 마냥 백인들끼리의 얘기지만!

읍내로 가려면 배타고 나가야 한다


다 친절한 것은 아니라서, 어떤 사람은 아침에 옆사람이 자든말든 시끄럽게 떠들고, 나한테 일을 미루고 자기는 설렁설렁 노는 놈도 있다. 그리고 철저한 개인주의라서, 공동으로 만든게 아니면 간식을 사도 서로 음식을 권하거나 나눠먹지 않는다. 

특이할만한 거라면, 미국인들은 밤 11시만 되면 흡혈귀가 피를 쫓듯 식당으로 몰려와 달디단 음식과 버터, 치즈, 우유를 탐닉한다.
많은 미국인들이 비만에 시달리고 있는데 문제의식을 못느낀다. 유제품을 너무 섭취해서 약간 소처럼 보인다.

그리고 생각외로 '게이' 에게 결코 개방적이지 않았다. 한 남자애가 자기 남친이라면서 오자마자 커밍아웃을 했는데 다른 애들은 이미 멀찌감찌 물러나 "쟤네 게이래~귀걸이봐..." 이러면서 뒤에서 쑤근대기 바빴다. 뭐
한국 같았으면 캠프란 공간에서 자신들이 게이라고 밝힐수도 없었겠지만. 

하여튼 정크푸드를 먹고 싶지 않았지만 같이 먹으며 친해져야 하는지라 나도 점점 한국에서 가져온 바지가 꽉끼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뇌에서 비상경보등이 울렸다. 설탕과 유제품 섭취를 조금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이 이상한 나라 미국에 와서, 내 몸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고 느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