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토종 한국인! 아침엔 꼭 된장국을 먹어야 하는 인간이다. 한국에선 브런치라고 해서 커퓌~샌드위치~오믈렛~쏘세지~이런걸 멋으로 먹지만 난 생존을 위해 먹어야 했다.

아침에 팬케익+시럽+우유 아니면 토마토 수프와 토스트
점심에 샌드위치 아니면 스크럼블 에그..감자..핫도그..
저녁에 수제 햄버거와 야채볶음 혹은 ...감자를 버터에 데굴데굴 굴린거...?
등을 먹고
눈물을 흘리며 자야하는 이 거지같은 식단은
내게 변비라는 작은 선물을 안겨주었다.


난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어야 했는데, 나도 모르게 안쪽 벽에 써있는 낙서를 찬찬히 읽으며 변소에 정을 붙이기 시작했다. 물론 내 항문은 날마다 흐림~이었지만.



낙서는 난 여기 언제왔고/ 어디서 왔고/ 프레드♥메리/ 뭐 이런식이었다. 그런데 변기 위쪽에서 어떤 사람이 고운 글씨로 "자신감을 가져라. 넌 아름답다. 네 외모가 아니라 자신감이. 거울에 비친 네 모습 중 맘에 드는 곳을 찾아라. -emily " 이렇게 적어놓았다. 미국인들 특유의 긍정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그저 하얗게 보이는 벽에 다시 하얀색으로 페인트칠을 하면서, 미국인들은 집 꾸미는 것이 있어서 뭔가 홀린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름 난 건강하게 스태프들과 농구도 하고, 저녁엔 멕시칸 친구가 식사를 맡아서 멕시칸 요리를 처음으로 먹어보았다. 지금이야 한국에 멕시칸 음식점이 여럿 생겼지만 이때만해도 희귀아이템이었다. 게다가 멕시코친구가 직접 해주니까 감동이었다. 또띠아 위에 치킨을 삶아서 찢어넣고 토마토와 살사, 사워크림을 얹어서 검은 콩과 그린살사와 곁들여 먹는다. 캬아! 미국엔 멕시코 식재료가 무척 풍부했다.

멕시칸 사탕이 디저트였는데 겉은 맵고 속은 단...무척 엽기스런 맛이었다. 브라이언이 이거 맛있지! 내가 젤 좋아하는 사탕이야 라고 해서 나는 썩소를 지어주었고 캐빈으로 돌아가서 빠삐용처럼 달력을 그려 하나씩 지우기 시작했다. 멕시칸 음식은 이벤트다 쳐도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걸 먹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