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여행/미시건 int'l c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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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짜로 가봤니? -캠프장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디자이너의 여행/미시건 int'l camp 2009. 6. 10. 12:38
1. 홀로서기 많은 한국 지원자들은 가까운 뉴욕 외곽이나 뉴저지 쪽의 캠프장으로 발령받아서, 한 캠프장에 한국인 스태프만 스무명 가까이 있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캠프장은 미시간 주의 정글과도 같은 곳에 있었다. 그 곳으로 가려면 나 혼자 국내기를 타고 근처의 공항에 내려 현지 스태프의 집에서 묵은 후 그 스태프와 함께 차로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당황했다. '지명도 못외우겠는데 혼자서 어떻게 가지?ㅠ' 라구아디아 공항으로 이동해서 나는 국내기를 기다렸다. La guardia 라는 뜻은 잘 경비(guard) 한다라는 뜻인것 같은데..하고 생각할 무렵, 그 곳에는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났던 Irene이 있었다. 콜롬비아에서 온 irene은 무척 쾌활해서 기다리는동안 즐겁게 얘기했다. 남미 사람들은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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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짜로 가봤니? -할렘 스타일 오리엔테이션 편-디자이너의 여행/미시건 int'l camp 2009. 6. 9. 09:54
장시간의 비행 후 JFK 공항에 내리자 감개무량했다. 일단 외국인 천지였다. 무엇보다 후즐근한 티셔츠에, 빨갛고 거대한 챙 모자를 쓴 프랑스 여학생이 나를 맞아준다는 자체가 무척 설레였다. (여긴 미국인데!) 브라질 남자애도 있었는데, 옆에 독일 남자애와 통성명을 하는가 싶더니 "너 축구 좀 아냐?" 로 시작해서 두시간 내내 입에 거품을 물고 축구얘기만 하는 축구 오덕후의 면모를 보였다. 그를 보고 '아, 개개인이 국가 이미지를 좌우하는구나.'하는 심오한 생각이 들어, 행동거지를 좀 더 사려깊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곧이어 우리는 중고차에 짐짝처럼 실려서 어디론가 향했다. 행선지를 조심스럽게 물어봐도 내귀엔 목적지가 자꾸 "할램Harlem"이라고 들려서 불안했다. 나 아폴로 극장 청소부로 팔려가는거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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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짜로 가봤니? -국제캠프 가기까지, 나리타 공항 편-디자이너의 여행/미시건 int'l camp 2009. 6. 8. 17:04
난 인천공항으로 가서 지원자들 일행을 찾았지만, 수속을 늦게 한 나머지 달랑 혼자 남아 갖고 온 인형이랑 놀고 있었다. 헨드폰이 없어서인지, 홀가분한 느낌으로 공항 내에 흐르는 장윤정의 짠짠짠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그 동안의 내 생활은 학교-알바-학원-집의 반복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장래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지 못했다. 게다가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낯선 곳에서의 단체 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줄곧 생각해보았다. 답을 찾기위한 출발선을 지났음이 분명했다. 나는 얼떨떨한 상태로 나리타 공항에서 짐을 질질 끌고 있었다. 밤늦은 비행스케쥴이라, 승객들는 도쿄 나리타 공항 옆 나리타 닛코 호텔에 하룻밤 묵게 되어있었다. 나는 물론 이걸 사전에 알고 있었고 밤 7시쯤 도착하면 밥먹고 전철로 오다이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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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짜로 가봤니? -국제캠프 준비운동 편-디자이너의 여행/미시건 int'l camp 2009. 6. 2. 16:16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나는 Michigan주의 Summer Camp에서 있었던 때가 생각난다. 그 때는 2006년도로, 그 때 미국에서 산 옷들은 다 늘어졌지만, 미시간에서의 여운은 여전하다. 다녀와서 바로 그때의 경험들을 글로 남기지 못한 것은 그 몇 달간의 충격이 너무 커서, 미처 말로 다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역시, 물질적인 자산보다 정신적인 자산이 오래가는 법이다. 요즘 대학생 국제캠프다 뭐다 하여 많이들 뽑든데, 내가 간 것도 초창기 국제캠프의 하나로 YMCA산하의 ICCP라는 기관에서 주관한 것이었다. 당시 주위에 국제캠프를 간 사람도 없고, 국제캠프라는게 도통 뭔지 몰랐지만 '미국을 무료로 보내준다!' 라는 말에 혹해서 덜컥 지원했다. 그런데 필요한 서류는 산더미처럼 많았고,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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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친구들과 즐긴 마니또놀이디자이너의 여행/미시건 int'l camp 2009. 1. 30. 18:53
6월의 서울은 찌는 듯한 여름이지만 미시건 주의 숲속은 달랐다. 바다만큼 넓은 크리스탈레어 호수가 곁에 있어서인지, 덥기는 커녕 한낮에도 사시나무 떨듯이 추위에 시달려야 했고 나는 항상 EB의 스웨터를 빌려 입어야 했다. 7월 말쯤, 숲속에도 더위가 찾아왔다. 힘든 하루일정과 스트레스로 스테프들의 불쾌지수는 높아지고, 번번히 트러블이 일어났다. 스테프 회의가 열렸고, 내가 제시한 것은 "마니또 놀이"였다. 미국 표현으로 하자면 "SECRET FRIEND". 자신의 마니또에게 2번의 선물을 주고, 다음다음 스테프 회의때 마지막 선물을 주며 자기 정체를 드러내자는 계획을 세웠다. 내가 선물을 줄 사람은 미시건 토박이인 Shannon이었다. 평소에 친하게 지내서, 내가 뭘 주든 눈치를 챌 것 같았다. 그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