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벨리 + 소노마 와이너리 투어는 샌프란시스코 여행의 백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샌프란 시내에서 나파지역까지 이동거리도 길고, 처음 시도해보는 와인 투어라 큰 기대는 없었는데, 일정때문에 더 여러곳을 방문해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길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었다.

우리는 너무 유명해서 관광지화 된 곳보다 약간 덜 알려졌지만 평이 좋은곳을 찾았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카스텔로 디 아모로사라는 긴 이름의 와이너리. 예쁘게 다듬어진 나무울타리를 지나 주차장으로 당도하니 눈앞에 글자 그대로 '성'이 보였다. 한눈에도 다른 와이너리와 달라보였다. 양과 염소, 닭이 돌아다니는 길다란 포도밭을 지나, 상기된 얼굴로 성의 계단을 올랐다. 돌로 견고하게 지어진 이 성은 중세시대를 연상케 했고, 휘날리는 깃발이며 낡은 오크통들이 멋을 더했다.

와인 테이스팅이나 가이드투어를 위해선 fee를 지불해야 한다. 성의 꼭대기로 가면 포도밭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 여차저차 올라갔더니, 한 미국 커플이 사진촬영을 청해왔다. 찍어주려니까 남자가 성벽위로 올라가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위험천만하게! 여친이 그걸 보고 혀를 차는 모습을 사진에 잘 담아주었다.



지하에서 와인 테스팅이 이뤄지는데 지하가 특히 멋졌다. 던전같이 어두컴컴한 곳 구석구석에 와인이 쌓여 익어가고, 큰 팬이 돌아가며 온도를 서늘하게 유지시켜주고 있었다. 와인관련 물품들과 빈티지한 소품들이 전시, 판매되고 있었는데 하나하나의 소품이 예뻐서 흡사 테마파크같은 느낌을 주었다. 중세 기사들을 묘사한 벽화와 은은한 조명들도 이곳의 분위기를 한껏 띄워줬는데, 동굴같이 연결된 지하 곳곳에서 와인 테이스팅이 이뤄지고 있었다. 

지하 중앙에서 잘생긴 소믈리에들이 와인을 따라주는데, 시음권을 끊으면 다섯 종류를 마실 수 있다. 비치된 와인책자를 보며 멜롯, 피노누아, 까베르네 쇼비뇽등을 차례로 맛보니 맛의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고, 시음 장면을 동영상으로 남기며 추억도 만들었다. 샌프란의 와인은 정말 맛과 향이 뛰어났다. 이곳의 와인은 시내에서도 판다고 하여 사진 않았는데 나중에 와인을 고를때 이런 시음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