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숙소 고르기


장기 홈스테이는 아니지만 여행지에서 현지인에 집에서 묵어본다는 것, 매우 설레이는 일이다. '내 집에 외국 여행자가 묵고 간다면?' 라고 가정하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만에 하나 이상한 사람이 묵는다면 여러가지 걱정이 앞설 것이다. 이런 나와는 달리 에어비앤비를 만들어 낸 미국인들은 발상이 참 자유롭다. 


에어비앤비는 한국여행자들에게 아직 보편적으로 알려져있지는 않은 모양이다. 한국어로 된 후기나 자료가 거의 없다. 하지만 내 주위에는 여행덕후들이 많아서 미국/유럽 여행시 에어비앤비를 이용했고, 그 평이 좋았기에 나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보기로 헀다.


에어비앤비 사이트한국어로도 잘 번역이 되어있고 리뷰나 커뮤니케이션만 영어로 하면 돼서 편리했다. 중요하게 본 요소들은 먼저 리뷰! 그 다음 위치와 가격, 시설 등이었다. 유니온 스퀘어같은 중심가는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집이 많지 않고, 주택가가 많은 샌프란시스코의 가장자리에 좋은 리뷰가 달린 숙소들이 분포되어 있었다. 위치는 어느정도 타협을 해야하는 것 같았다. 가격은 일박당 130-160불 사이가 적당해 보였다. 





첫번째 에어비앤비 숙소, 친절한 로스씨네


고르고 고른 끝에 Jordan Ave에 있는 한 집에서 먼저 3박을 묵어보기로 했다. 주인장의 이름은 Mr.로스. 집이 좀 넓은 경우 자기 집 일부분을 내어주거나, 휴가 때문에 비어있는 집을 내주는 경우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로스씨네는 집 뒤의 창고garage를 개조하여 아예 숙소로 만들었다


내 페이스북 직업란을 봤는지 로스씨가 카카오톡을 설치해서 내게 말을 걸어왔다. '보이스톡'을 어떻게 하는거냐고 대뜸 묻길래 스팸인줄 알았다.^^; 다행히 우리는 카카오톡으로 먼저 한국에서부터 인사를 나누고, 나중에 샌프란에 도착해서도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호텔이 아니기 때문에 대뜸 찾아가는것이 꽤 불안했었는데 Jordan Ave에 당도해서 주인장에게 전화했다. 샌프란은 계획도시라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번지수만 보면 되는 것이었다. 







숙소 둘러보기


로스씨와 일곱살 먹은 그의 딸이 우리를 반겼다. 그의 딸은 한국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김치전을 즐겨먹고 K-pop 가수들을 많이 알아서 놀랐다. 프리스쿨에서 한국어를 배운다고 하는데, 처음 만나자마자 그녀와 아빠가 동시에 "아는녕-하-세-요~" 하는 바람에 박장대소. ㅋㅋ 이런 세심한 배려와 재미가 에어비앤비의 멋이 아닐까 생각했다.  


창고를 개조한 숙소에는 전기 장판이 깔려진 퀸사이즈 침대과 벽걸이 TV, 몇가지 가이드북이 놓여있었고 한쪽에는 작은 싱크대와 냉장고, 그리고 키친웨어들이 찬장에 들어있었다. 화장실도 작지만 깔끔하고 샤워부스가 딸려있었다. 로스씨는 딸과 함께 먼저 몇가지 숙소 규칙을 알려주었다. 이 동네 맛있는 식당이 있는지 묻자 Zagat을 펼쳐들고 주변 식당을 알려주기도 하고, 지도를 주며 관광지로 가는 방법도 상세히 알려주었다. 로스씨는 (직업이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갖고 있는 갤노트2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는가 하면 내가 카카오톡을 다니는 것을 매우 흥미로워했다. "딸! 이분이 이 앱을 디자인한데!" 하면서 딸에게도 카카오톡을 설명해 주었는데, 역시 IT의 도시다웠다..




그렇게 주인장과의 훈훈한 접선을 마치고 3일간의 둥지가 될 곳을 둘러봤다. 이미 챙겨왔지만 화장실엔 샴푸/바디워시도 마련되어 있고, 싱크대엔 커피나 차 종류도 있었다. 9월의 샌프란이 워낙 추워서 좀 걱정했는데 숙소가 그렇게 춥진 않았다. 둘째날이 되어서야 히터 작동방법에 적응하긴 했지만 말이다. 침대나 화장실도 깨끗했다. 불편했던 건 여분의 수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점과(알고보니 서랍장에 들어있었는데 떠날때까지 알지 못했다.)슬리퍼가 없는점, 수압이 조금 약하다는 점이다. 이런 점들은 나중에 에어비앤비 리뷰에 남겼다.  (요 링크로 가면 airbnb를 25불 할인해서 예약할 수 있다 / 현재 airbnb에서 하는 친구초대 url임. www.airbnb.co.kr)




이 숙소 주변은 정말 사람사는 주택가라서 미국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아침 일찍 개를 산책시키고, 남자들끼리 팔장끼고 걷고, 정원에 물을 주고...ㅎㅎㅎ 관광지를 가기에 그리 좋은 위치는 아니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색다른 면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