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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공짜로 가봤니? 미시건 비치에서 노숙하기
    디자이너의 여행/미시건 int'l camp 2010. 3. 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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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사장에 침대를 만들고 누운 로빈.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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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매기 울음소리와 바닷물이 철썩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언뜻 들으면 낭만적일지 모르나
    이건 정말 끔찍했다.
    가까이까지 밀려오는 파도에 얼굴은 온통 소금물로 젖어있었고
    침낭으로 돌돌 말다시피 한 내 몸은 덜덜 떨고 있었다.
    한밤중에 밀물에 몸전체가 쓸려내려가지 않았던게 천만 다행이었다.
    망망대해같은 미시건 호수의 백사장에서 노숙을 한 것이다.
    파라솔도, 베개도 없이.


    근 몇 일동안 7명의 아이들은 해변에서 하룻밤을 자고싶다고 난리난리 개 난리를 쳤다.
    하지만 난 바닷가같은데서 자기라도 하면
    1. 누군가의 신변에 무슨일이 벌어지면 책임자인 나는.....-_-
    2. 아침저녁으로 너무 추워 침대밖으로 나가기 싫다능
    3. 들짐승 산짐승 바닷짐승-_-? 의 어택에 속수무책

    이란 이유로 계속 거절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집에 가기 몇일 전, 나는 결국 지고말았다.
    캠프디렉터도 "갔다와~"이러는 것이 아닌가. 다른 반 애들이 부러워하기 시작했다. (대체 왜?....)

    나는 서둘러 일전에 노숙 경험(?)이 있는 스태프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스테파니와 콜렛이 자기네 반 애들을 데리고 같이 가고 싶다고 했다. 나는 침낭을 빌리고 캠프파이어 준비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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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녁, 파도는 왠지 잔잔했다. (해일 오면 큰일이라능)
    나는 다행이라고 여기며 콜렛과 나뭇가지에 불붙이는 고행을 시작했다.
    기름을 두르고 성냥을 붙여도 왠걸-_-결코 쉽지 않았다. 강한 바람이 나의 인내심을 시험했다.
    궁금해서 찾아온 남자스태프들을 붙잡아 겨우 불을 붙여놓자 아이들이 "마쉬멜로우"를 외쳐댔다.

    "후훗 귀여운것들~내가 그럴줄 알고 (미리 정보를 입수해서) 마쉬멜로우를 가져왔단다~~~~!!!!"
    "꺄아아앙!!!!

    ....그런데 꼬챙이는요?"

    "꼬챙이? (앗...준비못했다) 걍 나뭇가지 줏어다가 꿔 먹으렴!


    나의 지시에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뭇가지를 주섬주섬 모아 마쉬멜로우를 구어먹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꼬챙이가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의 동공은 마쉬멜로우에 채널고정... (*ㅁ*)


    내가 새까맣게 탄 마쉬멜로우를 -_-이런 눈으로 노려보자 이상한 아이들이 물었다.
    "왜 안먹어요? 냠냠..."
    "엉? (윽..;)......먹어!!.."
    "아~ 알겠다. 일케 먹고싶어서 그렇죠?, S'mores!!"
    "뭐...뭐? -_-"
    "우와!! 어떻게 그걸 모를수가 있지?"
    미국인인 스테파니가 비스킷과 초콜렛을 꺼내 시범을 보여줬다.
    '........뭐여? 모르는 내가 이상한거야? ㅠ'

    S'mores는 불에 살짝 녹인 마쉬멜로우비스킷초콜렛 사이에 넣고 만드는
    유명한 캠프파이어 과자다. 한 아이가 내게 만들어줬다. (뭉클) ..
    맛은 무척 좋았지만 비만의 위험이 엄청 높은지라
    3개 이상 못먹게 하였다.



    그리고 다들 잘 준비를 했다. 난 침낭을 빌려왔는데 한 50년은 안빨았는지 악취가 엄청났다.
    춥고 자시고의 문제가 아니라 악취때문에 아름다운 별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따로 가져온 타올로 코를 틀어막고 겨우 잠을 청했다.


    밤중에 방광에서 신호가 왔다. 제길. 화장실은 9만리였고 아무런 불빛이 없었다. (루모스! 라고 외칠수만 있다면...)
    만약 캐빈으로 돌아간다면 영락없이 곰과 인사를 하거나
    포이즌 아이비(잎이 세장인 치명적인 독이 있는 식물) 를 잘못 밟아....
    그래서 그냥 미시건 호수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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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악취때문에 깼다. 갈매기고 파도소리고 내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수평선에 대고

    "캐티(캠프디렉터)!! 제발 침낭 좀 빨아!!!!"
    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내 다시는 BEACH SPLEEP을 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했다.
    아이들도 자는게 너무 고생스러웠는지 다시는 하자고 얘기하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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