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여행은 갑작스럽게 결정되었다. 회사 워크샵을 하와이에서 3일간 치르고, 4일을 더 연장해서 총 일주일간 오하우에 머무를 계획을 짰다. 평소 하와이에는 아무런 생각도, 로망도 없던 나는 황망하게 일주일 전부터 하와이 여행을 준비했다. 


회사를 다니기 전에는 여행지에 있는 것보다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이 더 행복했었다. 직장인이 되니 여행준비가 꽤 번거로운 일로 느껴져서 깜짝 놀랐다. 가이드 한권 달랑, 혹은 로밍폰 하나 달랑 가지고 다니는 직장인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 한편, 여행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나머지 초초함에 시달렸다. 


하와이로 떠나기 전날밤, 나는 급한 마음에 하와이언 레시피(원제/호노카아 보이)란 영화를 틀었다. 왜인지는 몰라도, 하와이에 대한 정보 보다 몇시간 후 마주할 여행지에 대한 로망이 더 고팠다. 느릿느릿한 이 영화의 전개를 참을 수 없었던 나는, 10분이 지나자  2배속으로 보기 시작했다. 자막도 없이. 괜찮아. 대사도 거의없다. ㅋㅋ 노르스름한 영화 속 하와이의 작은 마을은 무척 한적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관광지인 하와이가 정말 이럴까? 반신반의속에 나는 몇가지 체크 포인트만 점검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나의 하와이 허접여행 체크포인트!


1. 전압이 110v이므로 돼지코 챙기기. 핸드폰 충전을 못하면 구글맵을 못 보는데, 그런 일은 생각조차 하기 싫음..

2. 썬블록은 현지에서 삼.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spf 110짜리까지 파는데, 난 SPF 70짜리 스프레이를 사서 수시로 뿌려주었다. 그래도 많이 탄 듯ㅜ

3. 수영복을 한국에서 마련해 갔다. 현지에서 파는 수영복은 현지인 취향 (no 컵, no 뽕)이라 저질몸매인 내게 맞지 않음.

4. 6월의 하와이는 미친듯이 덥지 않으므로 긴팔/긴바지 하나쯤은 긴요.

5. 워터 액티비티때 요긴하게 쓸 방수카메라나 방수팩.

6. 호텔은 예산에 맞춰야 하겠지만 가급적 최근에 지은 것으로 정했다. 하와이는 너무 오래된 호텔이 많아서 가격대비 성능비가 안좋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7. 공공장소에서 알콜 금지~해변에서 기분 좋게 맥주캔 따면 하와이 파이브 오가 수갑들고 달려올지도

8. 미국은 렌트카로 다녀야 힘들지 않아서 미리 렌트카 예약과 국제면허증을 준비함. 



장장 9시간동안의 비행끝에, 나는 무사히 하와이 오하우 섬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