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멀리 보이는 맥도날드/ 버려진 카트 속의 맥도날드 봉지


코키틀람은 다운타운에서 무척 떨어진 3존. 하지만 Locky point라는 산책로 및 숲과 갯벌, 바다가 보이는 deck, 온갖 패스트푸드점, 그리고 커다란 코키틀람 센터 등, 있을 것은 다 있는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인도에 사람이 없다. 쌩쌩 달리는 차들만 있을 뿐. 어찌보면 공기좋고, 살기 좋은 동네지만 한쪽 숲에서 사람이 죽어도 모를만큼 적막하기도 하다.


코키틀람 센터는 기대 이상으로 컸다. 집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이런 큼직한 몰이 있다니! 쇼퍼홀릭이라면 입에 게거품을 물어도 될... H&M, 세포라, 올드네이비, 아리찌아, 갭, 버팔로 등의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T&T라는 중국슈퍼, 캐나다 커피숍인 blenz coffee, 런던드럭이 있다. 또한 이 몰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가전제품몰인 best buy와 서점인 Chapters가 있다.다운타운까지 갈 것도 없지 않을까? 까르륵 ~
 

여기도 이런 즉석사진기가. 장양과 나의 portrait.


코키틀람 센터의 푸드코트는 크지만 이용을 해보지 않았다. 대신 푸드코트에 좀 떨어진 곳에 일본 벤또를 파는 유일한 가게를 찾았는데 사람도 많고 맛이 무척 좋다. 가격도 벤또 하나당 6-7불, 양도 많고, 따뜻한 보리차(이런 귀한것ㅠㅠ!!!)를 서비스로 주는 곳이라 마음에 쏙 들어 두번이나 갔다. 서툰 영어로 주문을 받는 일본 아줌마(연령미상)는 여기서 무슨 재미로 살까 궁금했다. 일본말로 써있는 주문판, 일본 인형들과 문발, 온갖 일본장신구로 치장되어 있는 이 작은 가게에서 그녀는 행복할까, 아니면 고향을 그리워할까?

살몬바베큐 벤또가 맛있다


어떤날은 챕터스에서 하루종일 책을 읽거나 잡지를 뒤적였다. 또 어떤 날은 집 옆에 바로 스타벅스에 가서 노트북질을 하며 이웃들을 흘깃거리고, Tim holten 도넛가게로 가서 달달한 메이플 딥을 맛보곤 했다. 혹은 Value village라는 중고물품점에 가서 CD와 책을 고르면서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캐나다는 연금이 많아서인지, 어딜가든 노인들이 많이 보인다. 풍족한 노년의 삶이 부러워보이기도 했다.

메이플딥과 메이플 크룰러


이곳에 사는 장양의 조카는 여름날에 길거리에 수북히 열린 라즈베리, 블랙베리, 스트로베리를 따먹었다고 하는데.. 이미 9월, 철이 지나 나는 더이상 먹을 수 없었다. 아쉽... 

남아있는 베리류...


쇼핑에 그닥 취미가 없는 난 이런짓, 저런짓을 다 하고 나니까 공황상태가 되었다. 장국영도 캐나다가 심심하다 했던가.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방황하던 중 코키틀람으로 가는 길가에 있는, 폐가에 주목하게 되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 서로 영역을 다투듯 나무로 금을 그어놓은 다른 주택가와는 달리, 넓다랗고 마구 자란 잔디밭에 지저분한 집이 달랑 놓여있었다. 문은 온통 판자로 막혀 있고 빼꼼이 열린 이층 창문엔 하얀 커튼이 펄럭였다. 구름이라고 낀 날이면, 볼드모트가 기거하기 딱 좋을 정도로 음침한 기운을 마구 뿜어댔다. 

어느 날 장양과 난 그 집을 중심으로 시나리오를 구상하기로 하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찰나, 한 동양 어린아이가 집근처에 나타나더니 집을 둘러싸고 있던 컴컴한 숲속으로 사라졌다. 흑흑 난 귀신을 안믿는다며 내 눈을 의심했는데 그 꼬마애가 순간이동을 했는지 한 5초쯤 지나 100m쯤 멀리 숲이 끝나는 곳에 나타났다. 우리는 순간 ''소리를 냈지만 꼬마애가 축지법 비슷한 달리기를 했노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리곤 우린 재빨리 도망갔다. 나중에, 필름을 현상하려고 하니까 그 집을 찍은 앞뒤로 필름이 싸그리  날라가버렸다. 아- 난 왜 폐가만 찍으면 이렇게 되는거야...제발 누가 설명좀 해줘............흑흑
ㅠㅠ  


무섭게 아작난 내 필름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