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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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짜로 가봤니? --샤워장에서의 소동-디자이너의 여행/미시건 int'l camp 2009. 6. 23. 10:35
숲속엔 간이 샤워장이 있다. 물을 어디서 끌어오는지 모르겠지만 냉/온수가 풍부하게 나와서 좋았다. 여러 샤워기가 달려있는 중심 축을 중심으로 커튼으로 칸칸히 나뉘어 있는 형태였다. 맥주병인 나는 그날도 남들 다 유려하게 수영할 때 물장구를 살짝 치다가 일찌감치 나왔다. 그리곤 샤워를 하러 때수건♥을 들고 샤워장으로 향했다. 이미 몇 명이 샤워를 하고 있었다. 난 사람이 있는게 마음이 놓였기 때문에 주섬주섬 수영복을 벗으며 누가 벌써 샤워장에 와 있나 발밑을 보았다. (나 변태 아님) 다들 종아리가 무척 털이 북실북실하니....여성의 그것이 아니었다. 귀를 기울여보니 목소리도 걸걸한게....알렉스와 블레이크 등등이었다. 앗-ㅁ-? 왜! 남자들이 들어와있는가! 나는 흠흠~헛기침을 하자 그들이 당황하기 시작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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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짜로 가봤니? -미국식 음식 소화시키기 -디자이너의 여행/미시건 int'l camp 2009. 6. 22. 14:23
사실 난 토종 한국인! 아침엔 꼭 된장국을 먹어야 하는 인간이다. 한국에선 브런치라고 해서 커퓌~샌드위치~오믈렛~쏘세지~이런걸 멋으로 먹지만 난 생존을 위해 먹어야 했다. 아침에 팬케익+시럽+우유 아니면 토마토 수프와 토스트 점심에 샌드위치 아니면 스크럼블 에그..감자..핫도그.. 저녁에 수제 햄버거와 야채볶음 혹은 ...감자를 버터에 데굴데굴 굴린거...? 등을 먹고 눈물을 흘리며 자야하는 이 거지같은 식단은 내게 변비라는 작은 선물을 안겨주었다. 난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어야 했는데, 나도 모르게 안쪽 벽에 써있는 낙서를 찬찬히 읽으며 변소에 정을 붙이기 시작했다. 물론 내 항문은 날마다 흐림~이었지만. 낙서는 난 여기 언제왔고/ 어디서 왔고/ 프레드♥메리/ 뭐 이런식이었다. 그런데 변기 위쪽에서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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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짜로 가봤니? -캠프장은 언제나 흐린 뒤 맑음-디자이너의 여행/미시건 int'l camp 2009. 6. 20. 16:24
나무로 만든 캐빈에 짐을 풀고 누우니 청솔모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사슴이나 스컹크도 새벽녘에 풀을 뜯어먹고 간다. 여긴 정말 리얼 포레스트! 가끔 곰도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아.....-ㅁ-) 일어나라는 종이 울리고, 곧이어 나무로 만든 허름한 이층침대가 삐걱대는 소리, 낙서와 거미줄로 가득한 천정 위에서 짖어대는 새소리, 그리고 바로 옆에서 .........영어영어영어영어 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것도 매일 들으면 그냥 BGM으로 들린다. 6월이라고 해도 미시건 호수가 바로 옆인 숲 속이라 무지하게 추웠다. 정글은 언제나 하레와 구우~ 애니처럼 정글에 뚝 떨어진 기분이었다. 그래서 반장격인 EB가 내게 스웨터와 블랭켓을 주었다. 옷 5겹을 입고 3겹의 담요를 덮어도 덜덜덜덜...... 캠프장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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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짜로 가봤니? -캠프장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디자이너의 여행/미시건 int'l camp 2009. 6. 10. 12:38
1. 홀로서기 많은 한국 지원자들은 가까운 뉴욕 외곽이나 뉴저지 쪽의 캠프장으로 발령받아서, 한 캠프장에 한국인 스태프만 스무명 가까이 있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캠프장은 미시간 주의 정글과도 같은 곳에 있었다. 그 곳으로 가려면 나 혼자 국내기를 타고 근처의 공항에 내려 현지 스태프의 집에서 묵은 후 그 스태프와 함께 차로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당황했다. '지명도 못외우겠는데 혼자서 어떻게 가지?ㅠ' 라구아디아 공항으로 이동해서 나는 국내기를 기다렸다. La guardia 라는 뜻은 잘 경비(guard) 한다라는 뜻인것 같은데..하고 생각할 무렵, 그 곳에는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났던 Irene이 있었다. 콜롬비아에서 온 irene은 무척 쾌활해서 기다리는동안 즐겁게 얘기했다. 남미 사람들은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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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짜로 가봤니? -할렘 스타일 오리엔테이션 편-디자이너의 여행/미시건 int'l camp 2009. 6. 9. 09:54
장시간의 비행 후 JFK 공항에 내리자 감개무량했다. 일단 외국인 천지였다. 무엇보다 후즐근한 티셔츠에, 빨갛고 거대한 챙 모자를 쓴 프랑스 여학생이 나를 맞아준다는 자체가 무척 설레였다. (여긴 미국인데!) 브라질 남자애도 있었는데, 옆에 독일 남자애와 통성명을 하는가 싶더니 "너 축구 좀 아냐?" 로 시작해서 두시간 내내 입에 거품을 물고 축구얘기만 하는 축구 오덕후의 면모를 보였다. 그를 보고 '아, 개개인이 국가 이미지를 좌우하는구나.'하는 심오한 생각이 들어, 행동거지를 좀 더 사려깊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곧이어 우리는 중고차에 짐짝처럼 실려서 어디론가 향했다. 행선지를 조심스럽게 물어봐도 내귀엔 목적지가 자꾸 "할램Harlem"이라고 들려서 불안했다. 나 아폴로 극장 청소부로 팔려가는거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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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짜로 가봤니? -국제캠프 가기까지, 나리타 공항 편-디자이너의 여행/미시건 int'l camp 2009. 6. 8. 17:04
난 인천공항으로 가서 지원자들 일행을 찾았지만, 수속을 늦게 한 나머지 달랑 혼자 남아 갖고 온 인형이랑 놀고 있었다. 헨드폰이 없어서인지, 홀가분한 느낌으로 공항 내에 흐르는 장윤정의 짠짠짠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그 동안의 내 생활은 학교-알바-학원-집의 반복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장래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지 못했다. 게다가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낯선 곳에서의 단체 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줄곧 생각해보았다. 답을 찾기위한 출발선을 지났음이 분명했다. 나는 얼떨떨한 상태로 나리타 공항에서 짐을 질질 끌고 있었다. 밤늦은 비행스케쥴이라, 승객들는 도쿄 나리타 공항 옆 나리타 닛코 호텔에 하룻밤 묵게 되어있었다. 나는 물론 이걸 사전에 알고 있었고 밤 7시쯤 도착하면 밥먹고 전철로 오다이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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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돌+I, 빌 브라이슨그 여자가 사는 법/먹고사는이야기 2009. 5. 31. 12:01
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학 - 빌 브라이슨 지음, 박상은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빌브라이슨은 영국에서 20년을 살고 미국으로 귀향한 토종 미국인이다. 그래서 원래 제목은 I'm a stranger here myself 다. 미국학이라기 보다는,두 나라에서 살던 경험을 비교하며, 미국에 대한 에세이를 코믹하고 날카롭게 써낸 것이다. 빌 브라이슨은 '영리한' 호머 심슨같은 캐릭터로, 미국의 썩은 곳을 통쾌하게 후빈다. 한 챕터 넘길때마다 그의 위트에 빵빵 터진다. 미국식 유머지만, 한국인에게도 절절하게 와닿는다. Tome mabe보다 지적이고, Michael moore보다 덜 과격한 또 한명의 미국인 돌+I,빌 브라이슨을 만나서 반갑다. http://gammagirl.tistory.com20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