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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미와 바니? 럭셔리 악녀들이 부러운 사람이라면.
    그 여자가 사는 법/먹고사는이야기 2009. 3. 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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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우연히 웹서핑을 하다가, 올리브채널에서 에이미와 바니의 악녀일기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았다. 해외 유학파, 재벌집 아가씨 두명이 어떻게 노는지를 보여주는 방송이었다. ('재벌'이란 말은 상대적이지만, 각종 언론과 해당 프로그램에서 홍보하기로는 그렇다.)
    꽤 오래전부터 연재한 듯 한데, 난 처음 알았다^^; 방송국 홈페이지에 가보니 게시판에는 그들을 흠모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바니가 쓰던 노트북이 뭐예요?
    에이미가 갔던 미국의 @@식당은 어디에요?
    그녀들이 너무너무 부러워요. 등등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다들 나와 같은 소시민들이다. 대한민국 1% 부유층의 삶을 알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특권 계층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이들에게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100만원짜리 수표를 지갑에서 꺼내서 훌훌 쓴다고? '지하철 타보기'가 경험이라고? 한국판 패리스힐튼인가? 대체 어떤 사람들이길래..??'

    20대인 그녀들은 여성 구준표 같았다. '초호화'라는 수식어가 붙는 그들. 럭셔리 드라마 꽃보다남자가 전국을 휩쓸고 있는 지금, 이런 프로그램들이 시민들에게 주고 있는 것은 과연 '대리만족'일까? PD는 그렇다고 할지도 모른다. 혹은, 모두가 알고싶어하는 소수의 삶을 보여주는 거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 그들이 시청자에게 결과적으로 주는 것은 다름아닌 '욕구불만'이다. 티비를 보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 얼굴, 애인을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고, 정작 아무렇지도 않았던 일상이 불만스럽게 여겨진다. 구준표가 처음 먹어보는 오뎅을 맛있어하는 것을 보고 '저것도 못먹어봤나, 난 맨날 먹는건데! '하면서 잠시 우월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헬기 타고 다니는 그를 결국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의 반응은 두가지로 나뉜다. 에이미나 바니가 입던 명품과 똑같은(혹은 비슷한 A급)것을 지르던지, 그것도 못할 경우 '내 삶은 왜이래, 제길...!'하며 못내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

    태어날때부터 예쁘고, 부유하고,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부러워서 어쩔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이중적으로, 예쁘면=성형했다, 부자면=졸부다 등등의 의심도 함께 붙는다. 이런 욕망과 의심을 만들어 내는 것은 개개인의 가치관에도 문제가 있지만, 방송에도 문제가 있다. 방송들은 티비에 나오는, '태어날때부터 얼짱&부자'들은 거저 돈 버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아, 에이미와 바니는 태어날때부터 부자라서 자동으로 준연예인급으로 격상되는구나!'
    '구혜선은 태어날때부터 예뻐서 발로 연기해도 몇억 벌꺼야!'
    사람들은 더욱 성형외과로 몰려가고, 명품을 사고, 부자=더러운 졸부라는 선입견이 굳어진다.

    정말 그럴까? 요즘 나는꽃보다 남자 하는 시간에 하는 다른 드라마를 둘러보면서 연예인도 참 고달픈 직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초절정 인기 드라마에 밀려 시청률이 한자리를 고수하는 드라마에서 열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구준표를 맡은 이민호는 그냥 아름다운 외모로 거저 인기를 얻을까? 연예인은 쉽게 돈 버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안알려진 고군분투의 행적들은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나 또한 아직 짧은 인생경험을 갖고 있지만 '세상에 쉬운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안다. 모두 그만한 노력을 하고, 대가를 얻은 것이다. 안그런 연예인도 있다고? 있다. 하지만 오래 못간다.

    이거촬영하면서 몇개나 먹었을까?



    똑똑한데 예쁘기까지한 김태희, 세계 일위 피겨스케이터인데 노래도 잘하는 김연아, 노래도 잘하는데 일본어도 잘하는 보아, 춤도 잘추는데 연기도 잘하는 비, 계속 열거하면 끝이 없다. 이런 사람들은 정말 소수이다. 억울한 김에 나도 김태희처럼 성형하고, 명품백 들고다니면서 뉴욕을 왕복해도, 영원히 그들이 부러울 것이리라. 왜냐하면 그건 정말 껍데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빛나 보이는 이유는 바로 그들의 외면이 아니라 내면에 있다. 힘들고 고된 연습을 반복할 수 있는 끈기, 자신을 믿는 마음, 작은 일에도 완벽을 기하는 태도 같은 것 말이다. 그들을 닮고 싶다면, 마음을 닮아야 한다.

    왜 프로그램에서 이런걸 말하지 않을까? 나는 불만이다. 시청률만 올리기에 급급해서, 자신이 만든 저질 프로그램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PD들은 정말 각성해야 한다.

    우리학교에는 에이미와 바니같은 여성들이 많다. 학생수가 2만명이나 되다보니, 해외유학파, 재벌집 규수, 얼굴 예쁜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다. 그래서 화장실에 가면 벽에 이런 낙서가 많다. "우리학교엔 왜이렇게 예쁜 애들이 많은 거지? 너무 비교되서 학교 못다니겠어! 몸매도 장난이 아냐!" 그럼 답글이 이렇게 달려있다. "그렇게 남이랑 비교하다간 자신만 고달프고 학교 못다녀요. 내공을 쌓으세요." 

    내공. 이 애매모호한 단어. 나는 그 내공을 앞서 열거한 연예인들에게서도 찾을 수 있지만,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억대 연봉의 영어강사 유수연씨한테서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녀는 자신을 소개하기로,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한 외모로 태어난 여성이라고 한다. 결코 완벽한 인간상은 아니지만, 맨땅에 헤딩하듯 공부해서 억대 연봉의 커리어 우먼으로 성장한 능력만큼은 존경스럽다. 그녀의 노력과 정신력을 그냥 '태어날때부터 예쁘고 부유한' 집 자제들과 비교나 할 수 있을까. 좋은 집 자제로 태어났다면 기회를 잘 살려서 더욱 거듭나면 되고, 그렇게 태어나지 않았다면 자기분야를 찾아 노력하면 된다. 힘들게 자기 탑을 쌓아보지도 않고 남의 탑과 비교하거나, 허물 생각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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