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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우디의 구엘저택에 우연히 들르다
    디자이너의 여행/스페인 2012. 8. 1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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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lau Güell 


    구엘저택을 일부러 찾아가려고 하지 않았는데, 길을 걷다가 사람들이 줄서있는 곳을 따라가다보니 구엘저택이었다. 요 세계문화유산 평범한 골목에 있을지 누가 알았나! 줄을 서며 이 맨션의 주위를 둘러보니 주변이 예사롭지 않았다. 가우디 식료품, 가우디 악세사리, 가우디 슈퍼...저택의 이름은 구엘이지만 구엘보다 더 유명한 '가우디'의 존재를 이 간판들이 알려주고 있었다. 



    구엘은 가우디의 후원자이자 스승이라는데, 구엘과 그의 후손들이 살았던 저택은 가우디의 기기묘묘한 취향이 잘 맞았나보다. 3년간 가우디가 열심히 지어준 호화맨션의 현관문은 구불구불한 쇠창살의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안쪽으로 들어오는 빛이 전부일 정도로 저택 안은 꽤 어두컴컴했다. 관광객들에게 오픈된지 얼마 안되서 내부는 깨끗했다. 



    제공해주는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서 1층 라운지에서 마굿간부터 내려갔다. 마굿간이 멋있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 처음 알았다. 마굿간 천장이 예술적인 아치로 되어있다니! (말들은 좋았겠다!) 마굿간으로부터 현관으로 올라가는 길은 나선형 오르막인데 구름낀 잿빛 날씨와 더불어 기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예의 그 현관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2층으로 올라서면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살았을 법한 무척 어두운 실내가 나오는데 가우디의 것이라고 알려주는 듯한 돔형 천장과 구불구불한 조명장식, 섬세한 목조장식들과 동양적인 타일장식이 혼합된 독특한 인테리어가 있었다. 화려하고도 음울하다는 표현이 여기 딱 맞을 듯하다. 




    동양적인 목조 프레임의 창틀도 있는가 하면, 중국에서 갓 수입해 온 듯한 파란 무늬의 도자기 변기, 손님방의 중국식 붉은 가구와 벽지 등 가우디가 동양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시도를 한 것 같았다. 그런가 하면 매우 서양적인 파이프오르간(이런게 집에있어!)과 온통 금칠을 한듯한 그리스도 벽화가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고, 몇개의 창들은 스태인드 글라스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모든것이 가우디라는 큰 개성 안에 잘 혼합되어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는것이 신기할따름.




    난간 하나하나를 비틀어만든 느낌이나, 녹아내리는 듯한 천정의 굴곡, 모든 방을 꿰뚫어 볼수있는 유리창들의 위치들이 굉장히 독특했다. 이곳의 백미는 옥상인데, 에담치즈같은 옥상창문 주위로 무지개빛 버섯모양 굴뚝들이 잔뜩 세워져 있다. 뱀파이어백작이 살 것 같은 내부와는 확연히 다른, 동심의 세계같은 분위기다. 자세히 보면 요 굴뚝들이 다양한 타일 조각들을 수제로 붙인 것인데 이 옥상 분위기로 따지면 팀버튼이 가우디 후손이 아닐까 여겨질 정도이다.  




    구엘공원이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느긋하게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가우디라는 사람의 머릿속을 탐험해 나가는 느낌이 재미있었다. 참고로 일반 입장료는 10유료, 학생할인 8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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