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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lure 그린캠페인 참여자의 일희일비
    그 여자가 사는 법/먹고사는이야기 2011. 4. 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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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잡지 allure 에서 그린캠페인(4/22)을 열어서, 내장비만을 좀 없애고 맑은 공기도 쐴 겸 행사에 다녀왔다.
    남산타워 밑 광장에서 열린 이 캠페인은 장소 하나는 기가막히게 고른 것 같았다.
    사전 신청으로 뽑힌 천 명과 그 동반자를 수용하려면, 이만한 야외공간이 딱 이다.
    물론  많은 인원이 몰리다보니 남산타워로 올라가는 전기 버스가 힘겹게 언덕을 오르긴 했다.

    남산에 참 오랜만에 가는데, 얼마나 오랜만이냐면
     서태지와 아이들 2집 라이브 공연을 보려는 김 ◎씨에게 끌려나갔던 이후 처음이니까...10년 넘었다.
    버스 처음 본 촌닭 마냥 전기버스를 신기해했으니까 말 다했다.




    남산타워가 보이기 시작할 때쯤, 사람들의 한줄로 쭉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등산객들은 그냥 "저거 뭐여.." 하고 중얼거리고 말았지만 난 그들의 등이 이렇게 말하고 있는게 보였다.


     '오늘 나 말리지마....'

    그렇다. 이건 에코 캠페인을 빙자한 샘플쟁탈전이었던 것이다...
    이 줄은 신청자 전부에게 나눠주는 얼루어의 ECO KITS를 받는 줄로서, 전초전이었다.
    에코백 안에 협찬받은 브랜드의 상품들이 담겨있었다. 다이어트 씨리얼, 알로에주스, 면소재 생리대, 화장품 샘플 등등.
    그러니까, 에코의 탈은 쓴 브랜드 홍보 행사다, 라는 뜻이다.


    하지만 뭔가가 공짜로 가득 든 가방을 메고 다니니 마음이 뿌듯하다 못해
    이 모든 부스를 빠른 시간안에 다 섭렵해야겠다는 욕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것은 이 광장 안의 사람들 모두가 공통된 마음이었을 것이다.
    만일 이 샘플획득 오라에 빠지지 않고 무소유 사상을 keep going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스님이거나 비구니같거나 불교에 귀의한 사람일 것이다.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모자이크

    화장품 브랜드들은 나름의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지문을 찍는 에코 서약을 하거나 에코천에 도장찍기, 컵 장식하기 등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콧김을 뿜으며 손에 누가 더 샘플 봉다리를 많이 드느냐를 가지고 각축전을 벌였다.
    에코고 나발이고 줄이 빨리 줄어들면 다행이었다.
    전기버스 덕에 등산은 못했지만, 이 전쟁에 뛰어든 이상 다이어트는 자동으로 될 것 같았다.


    예전같으면, 무료샘플이니까 와와~하면서 마냥 고마운 마음에 받았을텐데, 사람들은 이제 바보가 아니었다.
    40분동안 줄 서서 H*O의 커다란 쇼핑백에 새끼손가락만한 샘이 들어있으면 배신감에 혀를 찼다. 
    2000명이 참여하는 줄 아는 행사였을텐데 달랑 몇 백개의 샘플만 준비한 클*란스나 록*땅은 행사 한시간여만에 줄 선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록*땅엔 스마트폰 유저들만은 위한 샘플이 있어서, 이 샘플을 못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2G 핸드폰을 노려보며 자신이 패션엔 얼리어답터인데 IT엔 루저임을 느껴야 했다. 클*란스는 5시 넘어서는 쇼핑백만 나눠주고, 사람들은 "이런 비닐봉지만도 못한 가방을 주고, 어? 내가 남산까지 왔는데, 어?" 하고 싶은 얼굴들이었지만 다들 그냥 쇼핑백만 하릴없이 받아가더라. 명색이 친환경 그린 에코 캠페인인데 초장부터 엄청난 풍선을 나눠줘서, 남산의 조류들은 앞으로 약 한달간 그들의 목숨을 노리는 풍선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내가 목격한 날아간 풍선만 해도 열개는 넘으니까...
     
    아참, 배우 채정안씨도 왔지..



    다행히 샘플과는 상관없는 몇 가지 개념 행사가 광장 뒤쪽에서 열리고 있었다. 이호진 작가의  Green Art 라고, 참여자들이 가져온 화장품 공병에 각자 원하는 색을 담아 진열하는 아트 퍼포먼스가 있었고, 잡지사의 pop-up store와 늦은 저녁의 공연, 그리고 일부 지원자들이 할 수 있는 천연 비누만들기 등등의 이벤트가 있었다.


    규모가 큰, 보기드문 행사라 준비하는데 무척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얼루어는 행사 진행을 많이 해봐서 그런지 큰 무리없이 진행되었다. 사람들의 욕망대로 동선이 진행되는, 고도의 심리학적인 행사였기 때문일까ㅎㅎ그런데 에코 컨셉이 이제 너무 상업적으로 이용이 돼서 그런지, 그린 캠페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졌다. Lifestyle 매거진답게 다음번엔 좀 더 환경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캠페인을 열었으면 좋겠다. 
     

    누구는 좌물쇠달고 누구는 그걸 사진이나 찍고
    하아....
    (no cool~ i'm so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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