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이므로, 보시는 분들과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스포일러도 있습니다. 안보신분 주의!

1) I SEE YOU, 돈으로 승부하는 '아바타'

모 대형 포털싸이트의 영화평론가가 아바타를 까대고 낮은 등급을 주자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러는 네놈이 만들어봐라!"면서 맹비난을 했다. 
온 국민이 3D 안경을 쓰고 꼭 봐야할 것 같은, 그렇지 않으면 왠지 원주민 취급받을 것 같은 의문의 영화 아바타.
갑론을박만 보다 근질근질해져서 결국 봤다.  

롤러코스터를 보는 듯한 짜릿함, 화려한 절경을 자랑하는 CG, 그리고 유명한 감독의 네임브랜드. 꽉 짜인 시나리오에서 보듯 연출력이 무척 훌륭하고 사운드트랙도 좋다. 영화에 들어간 엄청난 돈 만큼이나 으리뻔쩍하다. '어디, 흠잡을테면 잡아봐~'라고 기를 팍 죽인다. 


그런데...아바타를 보면서 이것저것 다른 영화들이 떠오르는 이상한 현상은 나뿐만이 아닌듯 하다.

첫째로 보는 내내 이게 디즈니의 포카혼타스와 천공의 성 라퓨타 몇 장면, 전체적인 설정은 원령공주의 짬뽕이란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공중에 떠있는 섬은 미야자키 하야오도 걸리버 여행기에서 영감을 얻었겠지만 먼저 형상화한건 지브리다. 게다가 이미 성공한 케이스인 원령공주의 전체적인 설정과 무서우리만치 비슷한 건 어떻게 설명하리오. 게다가 15년전부터 제임스 카메론이 이 아바타를 구상만 했다는데 이는 원령공주 나올 무렵이다.(1997년)


원령공주 - 신비한 숲에는 늑대무리에서 자란 소녀(이하 여주)가 산다. 숲의 한쪽에는 공장을 만들어 외지 사람과 정부가 숲을 해하기 시작한다. 남자 주인공(이하 남주)은 저주를 얻어 숲의 제일 영험한 곳을 찾아가다가 산과 공장 사람들을 만난다. 공장사람들에게도 받아들여지지만 결국 남주는 여주 편을 들며 숲을 위해 싸운다. 정부와 공장주는 생명을 관장하는 사슴신을 죽이려 하고, 남주와 여주는 여러 동물 부족들과 연합하여 싸운다. 사슴신은 결국 죽임을 당하지만 여주와 남주에 의해 부활하여 숲을 지킨다.

아바타 - 신비한 숲에는 원주민들이랑 추장 딸이 산다. 숲의 한쪽에서 광물질을 캐려고 외지 사람들이 숲을 해하기 시작한다. 남자주인공은 장애인인데 아바타라는 몸을 얻고, 외지사람들의 편에서 숲을 돌아다닌다. 그러다 여주를 만나 부족에게도 받아들여지면서 남주는 여주와 함께 여러 부족들과 연합하여 숲을 위해 싸운다. 외지 사람들은 생명을 관장하는 어떤 나무를 죽이려 하는데 남주와 여주는 이를 막아내고 숲을 지킨다.

디테일은 다르나 뼈대가 무척 비슷하다. 사실 디테일로 들어가면 할말이 더 많으나..생략. 앞으로 영화도 음악처럼 나는 뭐뭐 샘플링했오, 라고 명기해야 한다고 본다. 제임스 카메론이 지브리 오마주로 했다면 할말없는데..표절은 죄다.

토르크막토


둘째로 자연과 교류할 수 있는 영험한 원주민 천명보다, 빨간 새를 탔다는 사실 하나로 모든 게 용서된 백인 한명이 '전체 부족의 짱'이라는 설정이 문제다. 남자주인공이 흑인이었다면? 혹은 동양남자였다면? 아마 이런 흥행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또한 남자주인공의 기세에 밀려 초라하게 추장 타이틀만 유지하고 있는 젊은 원주민 추장을 보며 '아..쟤 인제 어떻하냐..'하는 생각뿐. 앞으로 저 추장이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나 있을까 하면서 걱정했는데 나중엔 감독이 원주민 추장을 없애버린다. 이제 남자주인공이 추장되는건 시간문제! 영토도 원주민도 백인추장이 자진 굴복시킨다. 과연 200년 전통 원주민 학살기록을 가진 미국인 머리에서 나올만한 발상이다.

환경보호 메세지는 좋은데 정작 환경보호를 하지 않는 미국인들이 반성좀 하려면 주인공을 원주민의 일개 일원 정도로 결론지어 백인남성 우월주의부터 고쳐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원령공주에서는 누가 누구의 위 같은 설정으로 결론짓지 않는다.)

3D, 4D같은 기술은 훌륭하나 본질은 그닥 참신하지 않은 그대 아바타, 돈으로 음흉한 속내를 가리려 하지 말고 올바른 역사관을 만들어가려면 어케 해야하는지 반성좀 하세요. 



2) 좀 기대해 볼까? 얼쑤, '전우치'

하도 전우치의 CG가 아바타에 비교된다길래
얼마나 CG가 추한지 보러갔다.
소감은 글쎄? 귀엽게 봐줄 수 있을 정도다. (전우치가 옥황상제라며 하늘에서 내려올땐 다들 폭소했다만..)
일단 십이지와 전우치라는 신토불이 소재가 마음에 들었다. 한국판 해리포터랄까.
뻔하고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트랜드에서 급커브다. 

 

전체적으로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는 연출력이 무엇보다 좋았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탄탄하고 틈틈이 터지는 코믹요소도 나름 성공적이었다. 또 하나 멋지다고 생각한 건 반전 요소다. 관객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왠만한 반전가지고는 비웃음을 살 터, 전우치가 꿈에서 깨는 결말부분에서 나는 내심 '이거 설마 전부 꿈이었....???? 그럼 ㅈㄱㅂㄹ...구운몽도 아니고..' 라고 생각했는데 환상이었다는 점, 그리고 초랭이가 결국 여자라는 점이 반전의 묘미를 더했달까!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첫번째로 영화의 첫머리에서 대사가 웅얼웅얼, 화면도 획획- 이거 뭐지? 처음 이 영화를 접하는 관객은 당혹감을 금치 못하는 순간이었다. 전체적으로 카메라 워크가 산만했다. 와이어신이 많다면 카메라는 조금 안정적이어도 될텐데, 속도감을 나타내는 장면이 아닌데도 카메라가 너무 빨리 돌아가 화면을 알아볼 수 없는 순간이 왕왕 있었다. 처음의 전개를 놓쳐 이해를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다음은 임수정 캐릭터의 존재. 이 캐릭터에 대한 사람들의 크리틱이 많은듯한데 나 역시 불만이다. 수동적인 캐릭터라면 좀더 브랜드네임이 낮은 배우를 골랐어도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임수정은 안그래도 슬퍼보이는데 표독스런 염정화까지 같이 나오니까 갑자기 영화가 장화홍련으로 보였다. 또한 결말까지 임수정이 원래 무슨 신선이었는지 잘 모르겠고, 그녀가 힘이 세진 후 그 어마어마한 힘으로 왜 부츠나 훔치고 다니는지 알 수 없다. 카리스마도 없는 참으로 어이없는 캐릭터 설정이다. 다음 영화에선 타짜의 김혜수만큼의 여배우 설정을 잘 해주길 살짝 기대해본다....

어찌되었든 이를 전부 커버해 준건 위에 언급했던 것 플러스, 강동원의 무시못할 매력, 김윤식의 엄청난 카리스마, 그리고 유해진의 입담이다. (김윤식씨 너무 무셔>ㅁ<꿈에 나왔다능 ㅎㄷㄷ)  


나는 영화라는 것은 그 나라의 사회, 문화와 불가분한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더욱 발전하는 것이라고 본다. 한국, 인도가 빠른 시간 내에 영화산업의 발전을 이룬것도 그 때문인 것 같다. 아바타가 아시안적 문화를 베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만큼 미국이 빈약한 문화적 토양을 가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한류가 계속 승승장구 하는 것은 반짝 인기가 아닌, 유구한 역사적 토양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우치가 아바타의 10분의 1의 돈을 가지고도 비등한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었던 이유가 거기에 있다. 나는 특별히 국수주의자가 아니지만, 아바타와 전우치를 보고 앞으로 누가 더욱 컨텐츠 경쟁력이 있을지를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