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침을 차려 먹기 귀찮고,
점심에 친구를 만나 진득하게 먹고 수다가 떨고 싶을때, 나는 브런치를 떠올린다.

요즘 서울의 '맛집'이다 싶은 곳은 줄을 서야하고, 기다리는 이들이 있으면 빨리 먹고 나가줘야 하는 구조상, 맛있는 브런치 장소를 고르는 것도 골치가 아프다.

그럴 땐, 차라리 조용하고 눈치보지 않을 수 있는 호텔 브런치가 좋다. 이번 주말에 지인에게 초대되어 가본 밀레니엄 힐튼 호텔의 ​선데이 다인 어라운드 브런치는 그런 의미에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선사해 주었다.

3중주의 재즈 연주로 브런치의 시작을 알리는 것부터 마음에 들었다. ♪( ´▽`) 연주하는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아 메뉴판을 집어들었는데, 코스별로 메뉴를 고를 수 있어 같이 간 사람들과 서로 다른 것을 먹어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에피타이저, 스프, 메인 등이 각각 5-6가지 정도 되었다. 내가 에피타이저로 고른 것은 홍합+토마토 요리.



바질이 예쁘게 올려져 있고 특히 바게트에 올려져 있는 마늘크림(?)이 정말 맛있었다. 김영모 빵집 마늘 바게트를 떠올리게 해주는 맛;)



메인이 나오기 전 고른 옥수수 게살 스프. 전체적으로 간이 세지 않고 조미료를 안쓴 건강한 맛이라, 먹고 나서도 속이 불편하지 않았다. 이 정도 간이면 아기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요리들이라 다음엔 아기랑 와야겠다는 다짐을..!



난 농어 요리를 좋아한다. 밀레니엄 힐튼의 농어 요리는 농어 그 자체의 담백한 맛과 간이 적당히 밴 야채들로 조화가 잘 이루어진 휼륭한 맛이었다. 역시나, 간이 심심해서 더 좋았다. 요리의 맛에 비해 가니쉬는 심플했는데, 난 좀더 화려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양고기도, 송아지 고기도 꺼려하는 입짧은 나는 돼지고기를 시켰다. (입맛이 저렴ㅠ) 하지만 돼지고기를 정말 맛있게 하는 집이 거의 없기 때문에 기대를 한껏 품었다. 독일식으로 사워크라우트와 매쉬드 포테이토가 곁들여진 돼지 갈비를 먹어보았는데, 고기 자체가 전혀 퍼석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만족스러웠다. 난 좀더 바삭한걸 좋아하지만, 이건 이것대로 분자 단위까지 음미하며 먹었달까.



디저트는 뷔페식으로. 망고를 비롯 과일들도 신선하고, 초코렛으로 된 디저트들이 특히 맛있었다. 따뜻하게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크레페도 꼭 먹어볼 추천메뉴;) 모에샹동 샴페인과 화이트 와인을 번갈아서 마시다보니 어느덧 2시;;; 원래 한시간정도면 식사를 끝내지 않을까 하고 갔었는데 11:30분부터 2시까지 브런치 시간을 꽉채우고 말았다. ㅋㅋ


밀레니엄 힐튼 호텔은 특급 호텔답게 스테프 분들이 심하게 친절했다. ♪(´ε` ) 일본 5성급 호텔에서 느끼는 친절함과 비슷했다. W호텔과 워커힐 호텔을 자주 가지만 이런 친절함은 없었던거 같다. 워낙에 쿨한 분위기라 ㅋㅋ 밀레니엄 서울 호텔은 인테리어도 전체적으로 크고 따뜻한 느낌이라 깊은 연륜이 느껴지고, 서비스면에서도 품격과 전통이 느껴져서 어른들 모시고 식사하기 좋은 곳인 듯하다. 선데이 다인 어라운드 브런치는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라니 기대를 가지고 방문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