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블로그에서 도서 '나는 일러스트레이터다'의 리뷰어로 선정되었다♡
반짝반짝한 새 책이 도착했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몇일에 걸쳐 꼼꼼히 읽었다.
리뷰하기전 한 가지. 영화든, 노래든, 아니면 인생이든, 남의 결과물을 비평하기는 쉽지만,
그런 결과물을 자신이 만들어 내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리뷰를 쓴다.
REVIEW
 

나는 비정규직 아티스트다, 라고 한껏 외치는 이 사람, 밥장이란 작가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 정의하기까지 꽤나 고단한 여정을 거쳐온 듯 하다. 아직 일러스트레이터의 사회적 위치나 인식이 희박한 우리나라에서, 작가 밥장는 1세대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걷고 있다. 사회의 양지에서 생활하던 사람이 음지로 올려니, 그리고 이 음지의 분야를 양지로 끌어올리려니, 이 어디 힘들지 않을까. 그렇게 좌충우돌 하면서 얻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노하우를, 빵에 버터 바르듯이 잘 발라 내놨다.

 
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제목이 꽤나 당당하다.

자신의 작품을 패턴삼아 텍스트에 입힌
제목 디자인이 엿보인다^^
 

 

'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책의 미덕 첫번째는, 자신을 있는 힘껏 드러냈다는 것


우여곡절의 개인사부터, 그림초짜 시절 자신의 그림을 주변사람에게 용감하게 뿌리고 다니는 팁까지 구구절절 맞는 말을 써놨다. 그림 그리는 사람들은, 10이면 8은 자기 그림을 보여주길 꺼린다. 평가받는게 무섭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지 않고는 '똥'된다는 작가 밥장의 글을 보며 무릎을 탁 쳤다. 요즘 나의 입버릇도 '아끼면 똥 된다'다. 더 많은 사람들이 봐주기를 방구석에서 기다리기 보다는, 가까운 주변 사람들부터 조금씩 알려나가는 방법을 실천해 보려 한다. 남들이 평가한다 손 치더라도, 그들의 말도 귀기울여 듣는 유연함을 길러야 한다. 어차피 일러스트레이터도 사회 속에서 살아나가야 하며, 사람들이 원하는걸 그려내는 게 바로 일러스트레이션이니까.


 
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저작권이 있으니까 일단 텍스트는 안보이게..ㅎㅎ

오일파스텔로 그린 서울환경영화제의 포스터 작업 과정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내용이다.

 



욕먹어도 괜찮아, 가려운 곳을 박박 긁어주는 속시원한 몇 가지 팁

 

소위 월급쟁이를 해보지 않은 그림쟁이는 이 책을 보면서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돼?' 라고 생각할 것 같다. 6장의 소제목인 '나를 회사처럼 관리하자' 라는 글 말마따나, 복잡한 계약서, 견적서 등 각종 서류 작성법과 자신의 포폴을 정리하는 폴더 분류법, 마케팅 지식까지, 사무직에서나 쓸법한 것들을 나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프리랜서 디자이너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누군가에게 물어봐야 하지만 딱히 그 답을 얻기 어려웠던 것들, 특히 가장 중요한 견적 문제나 스케줄링에 관해 속시원한 대답이 있었다. 프리랜서들이 웹 상에 이런 문제들에 대한 질문을 올린다. 하지만 정작 답변들은? ... 프리랜서는 특성상 고립되기 쉬워, 발을 넓히려는 부단한 노력 없이는 주위에 조언해줄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선배와 같은 느낌으로 '돈 문제를 확실히 하고 일정을 당당하게 요구하지 않는게 더 멍청한 거야!'라고 따끔하게 조언해준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시행착오를 겪고 있었던 문제들에 대한 원인을 알 수 있었고, 예술을 하는 아티스트도 좌뇌 우뇌를 모두 활용하는 1인 기업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나의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해 주었다.


 
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견적을 내는 방법, 견적서를 쓰는 방법을 나타낸 앞부분의 내용. 소제목들은 보면 조직관리, 품질관리 등 마케팅 서적을 보는 듯 하다.

 

Illustrator must be a strategist!?


'작가 밥장보다 내가 더 잘그려' 라고 생각하는 그림쟁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상업 미술을 하면서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런지 '데생이나 기초 미술은 할 필요없어!', 라고 말하는 그가 당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예술이란 것은 절대적이지 않고, 이 작가가 자신을 PR하는 능력, 그리고 다양한 클라이언트들과 일해 온 경험은 충분히 본받아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도 앞 부분은 노하우로, 뒷 부분은 작가 자신의 포트폴리오로 채워져있다. 밥장 작가의 자기PR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기막힌 발상법 중 꼭 '비싼 노트', 즉 몰스킨 노트를 아이디어 노트로 삼아 야 한다는, 그래야 간지가 난다는 의견이나, 명함은 꼭 몽블랑 명함집에 넣어야 대접받는 기분이 든다는 발상은 뭐랄까..이 사람의 가치관을 엿보게 한다. 어떻게하면 유명해지고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 장마다 묻어나오는게 앤디 워홀을 떠올리게 한다.

어쨌거나 그림쟁이는 그림으로 승부하는 것이고, 성공하는 그림쟁이는 그림+자기관리가 있을 뿐이다. 유명해지면, 더 재미나고 다양한 기회가 찾아올 수 있으니, 나도 그림과 자기브랜딩을 조화롭게 하는 아티스트로 거듭나길 바라마지않으며 이 글을 마친다.


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 8점
밥장 지음/한빛미디어
 
 
WOW!! 제 글이 위드블로그 우수 리뷰어에 선정되었네요:) \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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