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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클로이와 꼭 닮은 영화
    그 여자가 사는 법/먹고사는이야기 2010. 3. 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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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클로이를 보는 내내 '좀 닮았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한 영화가 있었다.
    Black Ice 라는 핀란드 영화가 그것이다.

    Black Ice(원제 Musta jää, 감독 페트리 코트위카)는 2007년도 작품이다. 간략한 줄거리는 이러하다. 중년의 산부인과 의사인 사라는 교수인 남편 레오가 바람을 피우는걸 알아낸다. 이에 사라는 ‘크리스타’라는 가명으로 외도의 상대인 남편의 제자, 툴리에게 접근한다. 유부남의 사랑을 독차지하지 못해 외로워하던 툴리는 사라가 누군지도 모른채 마음을 열고, 툴리는 점점 사라를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게 된다. 친구가 별로 없던 사라도 툴리에게 마음을 열다가도, 눈을 희번득거리며 그녀를 경계하는 자신이 혼란스럽다. 그러다 사라네 집에서 삼자대면을 하여 툴리가 사라의 정체를 알게된다. 부부는 화해를 했지만 갑자기 레오가 사고사하면서 두 여자는 싸움의 목적을 잃어버린다. 레오의 아이를 임신중이던 툴리의 아이를 의사인 사라가 받음으로서 그녀를 용서한다. 







    이번에는 클로이를 보자.

    Chloe(감독 아톰 에고이안)는 2009년 작이다. 약간의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중년의 산부인과 의사인 캐서린은 교수인 데이빗이 외도를 한다고 추측한다. 분노폭팔인 캐서린은 우연히 알게 된 고급 창녀 클로이를 고용하여 남편에게 접근시킨다. 클로이는 캐서린의 남편 데이빗을 유혹하고 그 과정을 매번 캐서린에게 보고한다. 캐서린은 젊고 매력적인 클로이를 질투하면서도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며 혼란스러워 하는데, 이 모든것은 남편과 캐서린을 이간질시켜 캐서린의 마음을 얻으려는 클로이의 속임수 때문이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부부는 화해를 했지만 싸이코같은 클로이는 캐서린의 집까지 찾아가 아들을 이용해 캐서린의 마음을 돌리려다 사고사로 죽는다. 클로이가 없어지고 캐서린네 집에는 미묘한 공기가 흐른다.






    제목의 블랙 아이스는 ''살얼음'을 뜻한다. 두 중년의 여주인공은 나이듦과 무관심으로 인해 피폐해진 상태로 남편의 사랑을 갈구한다. 이 때문에 진실을 보지 못하고 의심과 가식의 살얼음판을 걷다가 결국 '파삭!'하고 자신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영화 내내 중년 여의사가 종횡무진하며 남편의 외도상대와 심리극을 펼치는 것이 비슷하다. 두 여자의 심리를 자세히 보여주기 위해 클로즈업을 상당히 많이 사용한 것도 닮았다. 젊고 매력적인 외도상대에게 질투를 느끼면서도 마음을 열까 말까 하는 심리, 경계하면서도 동성애적인 이중적 행동을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블랙 아이스가 5점이라면 클로이는 4점이다. 둘다 심리전을 잘 풀어냈지만, 클로이는 팜므파탈적이고 나도 모르게 '오..진짜 또라이같아..' 라고 느껴졌던 캐릭터였던 반면에 툴리는 '유부남이랑 바람피우는 여자가 이해될 만큼' 무척 인간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클로이는 두 여자 주인공이 매우 매력적인데, 블랙 아이스는 두 여자 캐릭터가 예쁘진 않지만 풍부한 감정과 이해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블랙 아이스에서 레오의 바람기에 이를 갈던 사라가 레오의 죽음으로 깨달은 복수의 허탈함, 그리고 툴리를 용서한다는 결말이 무척 감동적이다. 영화의 깊이로 보자면 블랙 아이스가 좀더 우위랄까. 클로이가 죽은 후 의미심장하게 오픈 결말로 끝낸 감독의 의중을 헤아리기 어렵다는 면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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